기 도 문
집에 들어오는 길에는
항상 많은 생각이 든다
오늘도 분주하던 나의 생각들...
찬물로 세수해도 아직 열이 남아있는
얼굴에 그대로 나타난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화냄을 감추기 위해 연극을 하고
어리석음 때문에 스스로 잘못된 인연을
짓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오늘하루도 어느 새 다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지금
비록 내일 다시 세상을 대하면
잊어버리고 말테지만
내 머리는 기도문의 내용을 잊어버려도
마음은
기도문의 고운 빛을 닮아가라고
다시 기도문을 읽는다
까담파의 스승 랑리탕빠의 기도문
한량없이 많은 살아있는 존재들
보배로운 여의주와 같이 귀하게 여겨
완전한 깨달음의 뿌리인 이타심으로
변함없이 그들을 공경하게 하소서.
항상 어디에 어떤 이와 있더라도
나 자신을 누구보다 겸허히 낮추고
꾸밈없고 진실한 마음으로 타인을
귀한 존재로 여겨 사랑하게 하소서.
나의 모든 행 마음으로 살피지 않아
독약처럼 무서운 번뇌가 일어나면
바로 나와 남을 해치는 원수임을 알아
굳세게 맞서 물리치게 하소서.
불선不善의 업보로 버림받은 존재들
죄로 인해 큰 고통 당함을 볼 때
찾기 어려운 보석의 원천 발견한 것처럼
그들을 매우 귀한 존재로 여기게 하소서
누군가 나를 아무 이유 없이 시기하여
욕하고 비방하는 등 不善불선을 행하여도
그로 인한 손해는 내가 가지며
이득은 오히려 그들이 갖게 하소서.
신뢰와 기대 적지 않았기에
마음 다해 정성껏 도와주었던 그가
오히려 나에게 큰 상처를 주더라도
마음깊이 그를 참된 스승으로 보게 하소서.
직간접으로 얻은 이득과 즐거움
어머니인 중생들에게 아낌없이 회향하고
그들의 고통과 아픈 상처는 모두
은밀하고 겸허히 내가 짊어지게 하소서.
나의 모든 행들이 번뇌의 표상인
세속의 팔풍에 물들지 않게 하고
모든 현상이 신기루처럼 헛된 것임을 알아
집착의 얽매임에서 속히 벗어나게 하소서.
중생의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려는 이타적인 의지와 실천에 관한 가르침을 담은 이 기도문은 티벳 까담파의 스승 랑리 탕빠가 지은 게송입니다.
티벳불교에서 까담파라 하면, 인도의 대스승 아띠샤 존자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유파로 현교 밀교를 고루 닦은 스승들을 통칭합니다. 랑리 탕빠는 이 가운데 늘 인상을 찌뿌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티벳 스승인데요. 중생의 고통을 걱정하고 아파하느라, 늘 근심고민이 많아 그러하셨다고 합니다.
티벳인들이 늘 애송한다고 하는데, 한국에 소개된 몇몇 번역물에는 ‘마음을 변화시켜 주는 8편의 시’라고 번역되어 있기도 합니다.
랑리 탕빠의 기도문은 달라이 라마가 애송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구절 구절 아름다운 마음을 일깨워 줌은 물론, 불교의 핵심 교의를 담고 있는 보석과도 같은 표현들입니다. 똑같은 기도문을 읽더라도 뜻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다음호부터는 시 한편 한편씩 달라이 라마께서 어떤 주석을 달아놓았는지 음미해보고, 그 뜻을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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